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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회사원의 상념

글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뭐가 좋을까?

  이 시국에? 일본 이야기를 꺼내는 건 조금 조심스럽지만, 일본 드라마는 ‘기-승-전-교훈’으로 끝나는 드라마가 많다. 사실 좋아하는 배우의 작품을 제외하고 그렇게 많은 일본 드라마를 본 건 아니라서 모든 작품에 이런 내용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일반화를 시키는 건 안될 일이지만 그동안 봐왔던 작품들과 인터넷발 소식을 빌리자면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럼 반대로 우리나라 드라마는 어떨까? 흔히 우리나라 드라마는 ‘기-승-전-연애’라고 한다. 무슨 내용으로 시작했든지 간에 연애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고 대부분의 작품은 연애로 끝을 맺곤 한다. 이런 일반화 또한 모든 한국 드라마를 보고 분석한 자료가 아니기에 무조건 신뢰할 순 없겠지만 그동안 접했던 한국 드라마에 연애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던 드라마는 정말 손에 꼽을 정도니 대략적으로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면 갑자기 웬 드라마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이 글의 주제는 드라마가 아니라 “교훈”에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에세이와 일기의 차이점에 대해 자주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하루에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뭔가 의미를 발견하거나 다른 시각을 표현하는 것이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라고 하던데 아직 초보적인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은 결론에서 뭔가 교훈적인 내용으로 마무리 지으려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고민을 최근 있었던 글쓰기 모임에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비슷하게 느끼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하지만 모든 글이 꼭 교훈으로 끝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단순히 자신의 생각에 대해 표현하고 감정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성공한 글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일상을 바탕으로 한 소소한 글쓰기라고 한다면 더욱 그럴지도.

  어떤 주제에 대해서 설명하는 글이나 영화, 음악 등에 대해 평론하는 글이라면 뭔가 조금 다른 형식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가보지 않은 길, 써보지 않은 글에 대한 막연한 추측 같은 걸 수도 있으니 단정 짓는 건 하지 말아야 하겠다. 단순히 글을 쓴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어떤 글을 쓸 것인가, 글의 마무리를 어떤 식으로 내릴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Photo by Sebastian Herrmann on Unsplash